이 이야기는 기나긴 엘프족의 역사 상 가장 끔찍한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강력한 적이 엘프의 땅에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와 모든 엘프를 노예로 삼고자 했습니다. 엘프들은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엘프들의 아름다운 땅은 적에게 파괴되었고, 자유마저 빼앗길 지경이 되었습니다. 엘프들은 망설임 없이 적에게 반격했습니다. 그것이 엘프의 운명을 위한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바스락대는 푸른 잎이 자란 성 뜰의 오크 나무 아래 엘프 몇 명이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그중에 베로니카 여왕이 있었습니다. 베로니카 여왕은 어떤 위협이 있더라도 엘프의 섬을 지켜내겠다는 맹세를 한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성에 살았습니다.
오늘은 여왕이 봄맞이 축하를 위해 친구들을 초대한 날이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갓 구운 빵, 생강쿠키, 말린 과일, 신선한 달걀이 놓여 있었습니다.
“지금은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예요.” 여왕이 말했습니다. “모든 것이 푸르러질 때면 제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찬답니다. 이번 해에 저를 즐겁게 하는 일이 하나 더 있지요. 제 아이들이 영원히 떠나버릴까 봐 너무 걱정했는데, 지금 이렇게 제 옆으로 돌아왔거든요.”
여왕은 미소를 지으며 딸 데이지와 아들 브램블을 바라보았습니다. 데이지와 브램블은 최근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을 지나가는 위험한 여정을 마치고 엘프들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두 분 다 많이 자라셨지요.” 카네이션이 덧붙였습니다. 카네이션은 데이지와 브램블이 어렸을 때 그들을 돌봐준 보모였습니다.
데이지는 이제 여왕을 따라잡을 만큼 키가 자랐습니다. 남동생 브램블도 빠르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펜싱에 아주 능숙해졌다고 들었습니다.” 카네이션의 남편인 헤이즐 경이 말했습니다. 헤이즐 경은 몇 년 전 데이지에게 펜싱을 가르쳐준 장본인이었습니다.
“데이지 누나는 펜싱을 정말 잘하죠!” 브램블이 맞장구쳤습니다.
데이지의 두 볼이 붉어졌습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젊은 기사인 블랙손 경이 말했습니다. 블랙손은 데이지와 브램블의 긴 여정에 동참했었습니다.
“제 의무는 두 분을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만 대개는 데이지 공주님이 저희를 지켜주셨습니다.”

모두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브램블은 누나를 자랑스럽게 쳐다보았습니다.
“그 말은 제가 언젠가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데이지가 물었습니다.
헤이즐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여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기사가 된다는 것은 애들 장난이 아니란다.” 여왕이 말했습니다.
“저도 알아요.” 데이지가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에요.”
“그렇지. 더 이상은 아니지.” 여왕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그 순간 열린 성문 쪽에서 발굽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땀에 흠뻑 젖은 젊은 엘프가 말을 타고 달려왔습니다.
“중요한 소식을 전하러 왔나 봅니다.” 헤이즐이 말했습니다.
말에서 뛰어내린 엘프는 여왕에게 달려가 숨을 헐떡이며 외쳤습니다.
“엘프들이 위험이 처했습니다! 적이 우리 땅에 쳐들어왔어요. 농민들은 도망 다니고, 집들이 불타고 있어요. 너무 끔찍해요!”
“뭐라고요?” 여왕은 크게 충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헤이즐은 소식을 전한 엘프에게 와인을 한 잔...